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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정빈, 벼랑 끝에서 피어난 꽃

기사입력 2020.05.29 10:51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잘할 거라 기대했지만 이 정도로 잘해줄 줄은 몰랐다. 침체된 SK 와이번스의 시즌 초반, 김정빈마저 없었다면 현실은 더욱 혹독했을 지도 모른다.

애초 생각했던 필승조는 아니었다. 군 복무 전까지 김정빈의 1군 등판은 단 2경기에 불과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도 않았다. 김태훈이 선발로 보직을 전환하면서 공백이 생긴 좌완 필승조 자리, 염경엽 감독이 김택형을 먼저 생각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기간 김정빈의 빠른 성장을 봤다. 시즌을 치르며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기에 천천히 경험을 쌓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SK의 시즌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힘겹게 흘러갔다. 불펜의 더딘 자리잡기도 이유 중 하나였다. 

5월 7일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시리즈 마지막 경기, 2-2 동점에서 김주한이 역전을 허용한 뒤 계속된 2사 2·3루에서 김택형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김택형이 볼넷과 폭투로 헤맸고, 이어 나온 김세현 마저 연속 볼넷으로 대량 실점했다. 두 명의 투수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던 상황 김정빈이 올라와 김태균을 땅볼로 잡으면서 길었던 이닝을 끝냈다. 이날이 김정빈의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다.

한 번의 우연도, 운도 아니었다. 연장패를 당한 이튿날 롯데전에서도 김정빈은 SK 투수 다섯 명 중 유일한 무실점을 기록했다. 혼란한 상황 속 굳건하게 제 공을 던진 김정빈의 위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지는 경기에서 이기고 있는 경기로, 점점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일이 많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김정빈의 필승조 승격을 알렸다.

이제는 완연한 필승조의 모습이다. 20일 고척 키움전에서 10연패를 끊던 날, 김정빈은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선발 박종훈의 뒤를 이어받은 김정빈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서진용과 하재훈이 뒷문을 지키면서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팀에게도 의미 있는 날, 그 안에서 제 역할을 한 김정빈에게도 기념적인 날이었다.

그리고 10번째 경기였던 잠실 두산전, 절친한 이건욱의 데뷔 첫 승에 김정빈도 1⅔이닝 무실점으로 힘을 보탰고 홀드를 올리며 기쁨을 함께 했다. 현재까지 10경기 10⅓이닝 무실점. 칭찬받아 마땅한 수치, 하지만 모두가 숫자 그 이상을 알고 있다. SK로서는 김정빈의 기록이 아닌, 김정빈의 등장 자체가 이미 귀하고 고맙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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